인기 끌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행에서 살아진다.

 

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제한을 두는 이유가, 이 상품이 DSR(부채 상환비율) 우회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출 증가 추세로 인해 당국은 이 상품이 가계부채 증가를 촉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가계대출은 최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2023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주담대 상품은 14조1000억원 증가하여 1031조2000억원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분기 증가액인 4조5000억원의 약 3배에 해당합니다. 특히 이번 증가액은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 규모로, 부동산 호황기였던 그 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의 증가 및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판매한 50년 만기 주담대 규모가 8월 9일부터 21일까지 1조3000억원으로 증가한 상황입니다.

이 상품의 인기는 고객이 연간 소득이 같더라도 대출 만기가 늘어나면서 DSR을 낮출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소득이 5000만원이고 대출이 없는 경우, 연 5.00%의 금리와 30년 만기를 기준으로 2억5000만원 주담대를 받으려면 DSR이 41.31%가 되어 대출이 어려워집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부터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대출자 별로 DSR이 40%를 넘으면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규제한 영향입니다. 그러나 대출 만기가 50년으로 늘어나면 같은 조건에서도 DSR이 34.89%로 낮아져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50년 만기 주담대가 인기를 끌자, 당국은 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이 상품에 대해 연령 제한 등을 검토할 것을 언급하며, 이복현 금감원장도 동일한 날에 “은행들이 주담대 산정에서 DSR 관리가 적정했는지 실태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은행 업계에서는 50년 만기 상품에 만 34세 연령 제한만 둬도 사실적으로 상품 판매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은행 관계자는 “보통 만 34세 이하는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에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연령 제한을 둠으로써 해당 상품의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은행도 취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 34세 연령 제한을 둬도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을 억제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대출 증가세는 50년 만기 상품 때문이 아니라 ‘금리 인하’ 기대와 ‘집값 바닥론’이 시장에 퍼진 영향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한은 총재인 이창용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는 많은 사람들이 금리가 안정되고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여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예측이 더욱 확산되고 ‘집값이 바닥이니 대출을 받아보자’라는 인식이 근간에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B은행 관계자는 “30년 만기 주담대라 해도 평균적으로 7~8년에 중도상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50년 만기라 해도 모든 대출이 50년 동안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이 상품 덕분에 가계대출이 확대되는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